2011년 8월 둘째주 주말 연휴 - 홍천 화상대리 화양강 강변
광복절이 낀 3일 연휴.
홍천 가리산을 가기로 하고
선발대를 자처하여 토요일 새벽부터 부산을 떨다
7시에 덕소에서 출발...
그럭저럭 서종지나 설악쯤부터는 막힘없이 달려
가리산 휴양림에 9시 직전에 도착했는데
야영장이며 산막이며 모든 자리에 사람이 들어차있다고...
야영장 데크에 자리를 잡고 가리산 등산 후
오순도순 밥도 해먹고
계곡 물놀이도 하고 싶었건만...
아쉬움을 안고 차를 돌릴 수 밖에 없었다.
멀리 미산계곡이나, 방태산, 미천골까지도 생각하였으나
대중교통으로 오시는 분들도 계시고... 각자 도착시각도 제각각인지라
근처를 배회할 수 밖에 없었다.
그나마 좀 나은 오토캠핑장은 예약이 다 되있거나, 아니면 벌써 사람들로 가득차있거나 했다.
결국 철정에서 내촌면쪽으로 물골안 유원지 지나서 나타난 물새바람 캠핑장이라는 곳에 자리를 펴고 2박3일을 보냈다.
둘째날엔 인근 가령폭포 근처의 말 그대로 심산유곡에도 다녀오고.
야영장 앞을 흐르는 화양강에서 족대로 물고기도 잡아보고.
'어디서'도 중요하지만, '어떻게' 혹은 '누구와'도 중요하다는 것.
개인적으로 참 황홀한 2박3일을 보냈다.
함께하신 분들의 말과 행동에서
여러가지 느낌을 얻고 그 느낌을 곱씹어 어떠한 깨우침까지는 아니더라도
손에 또는 마음속에 들고다니는 짐을 내려놓을 수 있는 계기가 되었던 것 같다.
오랫동안 나의 마음을 지배해오던 아니 짖눌러오던 무거웠던 짐.
그 짐을 내려놓을수 있는 계기가 되었던 것 같다.
돌아와
빈 집의 문을열고
들어와
물에 젖은 짐들과
흙에 젖은 장비들을 털고, 씻고 널고..
그리고 샤워를 하고...
사진을 꺼내려 책상에 앉았는데
급작스럽게 피로가 몰려왔다.
그런데 그 피곤함이 왠지 싫지가 않았다.
뭐지?
이 느낌은 뭐지?
연휴를 마치고 다음날 출근을해서도
마음을 지배하는 그 생경한 느낌과
그에 반발하는 일상이 부딪히면서
하루종일 창밖으로 쏟아지는 비와함께 극도로 우울해졌다.
우울한 마음을 그보다 훨씬더 우울한 음악으로 달래고.
저녁이지나 밤이되니
예전으로 다시 돌아온듯...
마치 꿈나라에 다녀온듯
...
사진을 마저 정리해본다.
서종대교를 건너면서...
물새바람 캠핑장에 자리를 잡고
2박 3일을 보낸 자리
캠핑장 앞의 화양강. 비로 물이 불어서 탁하고 물살에 좀 센편이었다.
캠핑장 입구. 작년까지는 일반 민박을 했다는데 올 해 쥔장 아드님이 캠핑장으로 바꾸었다고한다.
기본적인 자연환경은 나쁘지 않다. 시설도 아기자기 신경을 쓴 흔적이 보이지만.
오셨던분들 중 상당수는 실망을 하신듯 보였다.
우리 일행들이야 뭐 어디서나 즐거울 수 있으니...
휴양림 데크로 갔으면 나오지 않았을 거대 장비들을 또 꺼낼 수 밖에 없었다.
이제는 저놈들이 싫다. 그냥 짐일 뿐이다.
바닥에 매트깔고 앉아서도 얼마든지 즐거울수 있는데 또 바보같은 짓을 하고야 말았다.
2일째 일요일 아침을 먹고 인근 가령폭포를 가려다 길을 잘못들어 찾아낸 계곡.
짐을 싸서 장소를 이 곳으로 옮길까 마음속으로 수천번 고민했다.
밤에 저 하늘을 바라보면 과연 어떨까.
혼자라도 가서 저 곳에서 별을 바라볼껄 아쉬움이 많이 남았다.
장소를 옮기는 부담감과, 4륜차량이 2대뿐인대 1대는 먼저 가야하고...
오락가락 하는 장대비 등 이런저런 이유로...
그대로 남았다.
(이런 것이 관성일까?)
돌아와서 족대들고 강으로 들어갔다.
직접 잡은 것도 있고, 옆텐트 아저씨가 주신것도 있고...
결국 다 놔줬다. 괜히 물고기들 고생만 시킨듯...
월요일날 정리하고
홍천시내에 고모네 보리밥집에서
보리밥에 감자가 들어있고, 각종 나물과 강된장에 비벼 야채에 싸먹는다.
휴가철 연휴의 마지막날이라 많이 막힐줄 알았지만
다들 이 날을 피해서일까. 수월하게 돌아왔다.
도대체 올여름 비가 얼마나 온건가.
오늘 모처럼 맑게 개인 파란하늘을 보니 문득 가을이 떠올랐다.
다다음주말 추석보다 일주일 앞서서 성묘를 다녀와야겠다.
2011년 여름이 흘러 간다.
닫혀있던 마음도
그 문을 열어 함께 흘려 보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