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을 찾아서/여행기

여수 금오도 비렁길... (3/1~3/3)

소나무(감자) 2012. 3. 7. 12:44

여수 금오도 비렁길. 2012년 3월 1일 ~ 3월 3일.

징검다리 연휴. 4일을 어떻게 보낼까 생각 많이 하다가.

친구가 권한 여수 금오도 비렁길을 다녀옴.

벼랑을 금오도 사투리로 비렁빵이라고 한다는데. (내고향  사투리는 베랑빵인데..)

섬 가장자리 벼랑끝을 따라 가는 길이라고 해서 비렁길이라 이름 붙었다고.

1구간은 열린지 꽤 오래되었고, 여수시에서도 아주 성공적이라고 판단하여. 2구간도 새로 공사를 했다고하고

길은 거의다 완성 되었으나 안내판이나 안전시설등은 아직 설치가 덜되어있었다.

 

1구간은 걷기도 편하고 풍광도 수려했다.

2구간은 산을 2개정도 넘는다. 편할줄 알고 갔는데 생각보다 길어서 조금 당황했다.

힘든 코스는 그래도 아니다.

 

성남에서 아침9시 버스를 타고 여수에 1시 40분에 도착.

택시타고 여객터미널에 2시에 도착하였고, 2시 20분 한려페리호에 탑승. (터미널-여객터미널 길이 좀 막힌다...)

출발점인 함구미 선착장에 오후4시 도착.

라면한개 끓여먹고 4시 50분쯤 함구미를 출발해서

중간 두포에서 1박하고

두번째 날 아침 8시30분쯤 출발해서 오후 5시쯤 2구간 종착지인 장지에 도착하여 여정을 마무리.

장지에서 우학리 면소재지로 택시타고 나와서 2박하고

셋째날 여천항에서 오후 1시배를 타고 여수 돌산 신기항으로 돌아나옴.

 

별다른 준비도 없이

그냥 버스 놓치지 않으려고 급하게 뛰쳐나온 관계로 연료도 없고, 먹을것도 쌀 밖에는 아무것도 없었다.

여수가면 있으려니 했는데. 배 시간도 빠듯하여 택시로 여객터미널까지는 일단 왔으나, 가게를 아무리 찾아봐도 나사가스를 팔지 않는다.

배 떠날시간 20분밖에 안남았는데.

우왕좌왕하던차 비교적 작은 마트에서 구할 수 있었고, 다행히 5분전에 승선 할 수 있었다.

(나중에 알고보니 금오도에도 팔고 있다. 단, 면소재지인 우학리의 오케이마트에서 밖에 안판다는거...)

 

 

 배는 정시에 뱃고동을 울리며 출항하였다.

돌산대교 아래를 지나고

 

배안의 객실 내부. 바닥 온돌이 따뜻하였다. 한시간 이상 걸리셔 그런건가.. 책도 준비해두었고.

아침에 출항하는 배에는 등산객들로 가득찬다는데 오후 2시 20분 함구미 들어가는 막배에는 중간 중간 내리는 현지인들 말고는 사람이 거의 없었다.

 

선상 도서관.

술안마시고 책보면 세상은 얼마나 변할까?

 

중간 기항지... 어딘지는 모르겠다. 양식장

 

바람에 얼마나 시달렸는지 태극기가 저렇게

 

함구미에 내려서. 일단 가게 비슷한 곳을 찾았다. 마시는 것과, 비닐봉지에 담긴것들만 판다. 

라면5개를 샀다. 조금 비싸다고 생각할 수도 있는 가격이긴하다. 이해는 한다.

아침부터 아무것도 먹지 못하였다.

라면을 1개 끓여먹고.

(비렁길의 식수는 중간중간 들르는 마을마다 식수대가 만들어져 있다. 깨끗한 화장실도 준비되어 있고.)

 

4시 45분쯤 출발하였다.

이정표가 잘되어 있으므로 길을 잃을 염려는 전혀 없다.

 

날도 흐릿하고, 늦은 오후 햇살이 바다에 내린다

 

갈대 숲도 

 

절벽과 바다, 바다 빛깔이 참 고왔다.

 

비렁길... 벼랑을 따라 조성된 길

 

중간 중간 30분~1시간 이내거리에 항상 전망대가 있다.

 

 

 

 

또 전망대

 

가야할 길. 저렇게 볼록 볼록 튀어나온 곳을 들락날락하면서 계속 가야한다.

 

사람이 사는 마을 길도 지나고

 

동백꽃

 

한바퀴 돌아 다시 함구미 마을 

 

함구미 마을을 뒤로하고 산을 오른다.

 

산을 넘어

 

숲길을 지나서.. 가는 길 중간중간 샘터가 있었다.

 

첫날 밤을 보낼 두포를 향해서

 

 

 

 

해가 질녁에 두포에 도착하였다. 저녁 7시 전후

 

갓 잡아온 싱싱한 회와, 회무침이 포함된 7천원짜리 백반을 사먹고, 가게 앞의 평상에 텐트를 쳤다. 

주인장께서 밥을 준비하시는 동안 포구를 둘러 본다.

사는 사람보다 가로등이 더 많게 느겨졌다.

 

7시쯤 일어나 주인장께 아침도 부탁을해 사먹었다. 어제 너무 잘 얻어먹어서 그냥 그러고 싶었다.

밥먹고 짐챙겨서 8시 30분쯤 다시 출발.

평일이라 그래서인지 두번째날은 마지막 장지에 도착할때까지 거의 사람 구경을 못했다.

 

산위에 저런 창고 같은 건물이 있다. 그물같은 것이 들어었고

 

굴등 전망대

 

 

가는 길 곳 곳에 집이... 차도 못오는 곳 인데.

 

 

마을 어귀에는 꼭 이렇게 대나무 숲이 있더라.

 

직포에 도착

 

 

여기까지가 비렁길 1구간. 1구간을 마치니 11시쯤이었다. 

 

곧바로 새로난 2구간을 향해

 

2구간은 숲길이 많다. 산도 꽤 올라야하고

 

 

 

 

 

 

가장 높았던 매봉 전망대.

아무도 없길레 풍욕을 살짝..

 

매봉을 돌아 내려오면 마을이 나올줄 알았는데... 보이지 않아 당황..

안내도상으로 3키로 1시간인데... 난 두시간을 왔건만 마을이 안보인다는건....

결국 수통의 물을 탈탈털어 라면 한개를 겨우 끓여먹고.

다시 길을 떠났다.

 

저 멀리  학동 포구가 나타났다.

 

학동에 도착.

진짜 여기에는 아무것도 업다. 양식장인지 뭔지 공장같은 건물이 있고, 집이 드문드문 한 두 채 있고.

사람도 없고, 개만 한마리 봤다.

지도상의 3코스 직포-학동구간 1시간은 잘못된 정보이고 최하 2시간은 잡아야 한다.

라면끓여먹고, 쉬엄쉬엄 걸어서 3시간 걸렸으니...

 학동을 떠나 심포로 가는길.

오르락 내리락

바다와 바위

흐린 날씨에 비도 내리고

반복되는 풍경에 조금씩 감각이 무뎌질 무렵 

심포항에 도착하였다.

 

심포항은 봐왔던 포구중 가장 커보였다. 차도 다니고..

마을회관도 있었고. 지나가던 할아버지께서 전복 사려면 저쪽으로 가라고 말도 걸어주시고.

 

심포에서 다시 장지까지 길을 떠난다.

콘크리트 포장길을 따라 산을 오르면 길이 나온다.

 

마을길... 지금은 아무것도 없지만. 옛날 사람들은 이곳에 정착하려고 저렇게 돌을 쌓아 석축을 쌓아 평지를 만들어 농사를 지었을 것이다.

 

다도해의 섬들을 구경하다가.

 

정말 푹신한... 어미니 젖가슴처럼 포근한 길을 지나서

 

너덜지내를 지나고 나면

 

멀리 종점이 보이기 시작한다.

 

안도대교.

금오도의 남쪽 끝이다.

 

 장지포구에 내려서니 마을 아낙께서 비도오는데 여기까지 오셨어요. 라며 반겨주시고

 

오후5시가 넘어 버스는 끊겼고. 가게만 있어도 뭔가를 먹고 이 곳에서 하룻밤을 유하려 했는데.

정말 아무것도 없었다. 삼겹살 이런게 먹고 싶었는데. 구할 수 있는 것은 라면과 과자밖에 없다.

 

결국 택시를 불러 면소재지인 우학리로 나왔다.

나오면서 택시기사님. 아니 사장님의 추천으로 서대회무침을 저녁으로 결정하고.

여수가면 꼭 먹어야하는 서대회무침을 먹고.

식당옆 공터에 텐트를 치고 둘째밤을 보냈다.

 

아침 우학리 선착장

 

 하룻밤을 유하게 해주신 식당과 공터.

화장실이 바깥에 있어서 이용하기 좋았다.

 

11시 배를 타려고 버스를 기다렸으나. 오지 않는다.

알고보니 주말에는 버스가 우학리로 오지 않는단다.

등산객들이 많아서 여천항과 함구미만 왔다갔다 운행한다고.

 

결국 택시를 불러서 여천항으로 왔다.

택시 기사님께 커피도 한 잔 얻어먹고.

햇살에 몸을 말리다가

1시 배를 타고 뭍으로..

 

안녕~ 금오도~

 

우리나라에서 스물한번째로 크다는 섬 금오도.

2박 3일 있으니 버스회사 사장님 택시회사 사장님하고는 이제 안면을 튼 사이가 되었구나.

 

.

.

.

.

 

섬에서는 참으로 따뜻했는데.

서울에 오니 날씨가 춥다.

 

봄이 오기 전에 해야할 일이 있는데.

선뜻 마음이 내키질 않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