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을 찾아서/건강

조혈모세포 자가이식 - 4번째 항암, 치료프로그램 마지막 단계

소나무(감자) 2019. 11. 23. 13:59

10월 9일 입원 11월 1일 퇴원

전반적인 치료는 아래 일정으로 진행.


자가조혈모세포 이식은 이식의 개념보다는 강력한 항암치료의 한가지 이다.

항암치료는 보통 넘지 않는 선이 있는데. 자가이식에서는 선을 넘겨서 치료를 한다.

몸이 스스로 회복될수 있는 선을 넘어서 항암제를 투입하는 것이다.

그렇게 함으로써 몸속 어딘가에 숨어있을지도 모르는 암세포를 하나라도 더 제거하는 것이 목적이다.

다만 골수가 스스로 회복할 수 없을 정도로 망가져 버리기 때문에 

이전 항암치료 단계에서 추출해놓은 자가조혈모세포를 투입하여 몸을 회복 시키는 것이다.

이 치료에서 중요한것은 "회복"이다.

회복할수 있는 선을 넘겼기 때문에 회복이 잘 되지 않으면 이 또한 치명적이다. 

오늘이 2019년 11월 22일, 이식한지 한달이 더 지났지만, 아직도 회복은 요원하다. 특히 혈소판이 아직 4만정도밖에 되지않는다.


이번 항암에서 특히 힘든것은 구내염이라고들 했다.

하지만 구내염은 영영 오지 않을것 처럼 계속 멀쩡하다가 퇴원 직전에 구내염이 한군데 생겼다.

그리고 이놈은 퇴원하고나서도 2주넘게 계속 입안을 힘들게 했다.

백혈구 수치가 어느정도 정상화 되어야 없어지는것 같다.


실제로 가장 힘든것은 먹는 것(일)이었다.

이식은 이식실에서 이루어진다. 

그리고 멸균식이 나온다. 

저균식하고는 차원이 다른 - 음식이라고 하기뭐한 특별한 것이다.

모든 반찬을 스덴 그릇째 은박지에 싸서 고온에서 십몇분?간 쪄서 나온다고 한다.

그냥 물에 밥말아 먹었다. 

병원에선 영양제를 달아주었다.

달고 짠 과자는 종종 먹었다. 


이식실에서는 면회가 되지않는다. 보호자가 병실 내부로 들어올수 없다.

창문을 통해 전화기로 대화해야 한다.

이식실은 건물내에 또 판낼로 지어놓은 방이다. 

공기와 물은 모두 정화해서 쓰고, 압력은 양압력으로 외부 공기가 못들어오게 유지되는거 같다.

침대옆에 커튼으로 가려진 변기가 있고 세면대가 있고

유리벽에 담긴 TV가 있다. 

어떻게 거기서 3주넘게 버텼는지 모르겠다. 

다행히 회복이 빨라서 내 예상보다 일주일 정도 빨리 퇴원하였다.

중성구 수치 오르자 마자 일반병실로 옮기고


6개월동안 오른가슴에 박혀있던 히크만카테터를 제거하였다.

몸에 붙인채 덜렁덜렁 달려있던 3발달린 이놈과 정?이랄까 사물과도 오랫동안 가까이 있으면 생기는 뭐 그런거

를 뒤로하고 

혈관 조영실에서 많이 아팠다. 마취할때 그리고 꿰멜때.

뽑아 낼때는 힘을 들여서 뽑아내시는거 같았다. 

스윽 빼는게 아니라 엄청 힘들여서 잡아 빼는듯한 느낌.


모든것 무사히 마치고 퇴원.


퇴원하고 나서도 2주가까이 몸은 계속 축 늘어졌다. 

항암제가 뒷심을 발휘하는 것 같은 느낌이었다. 

입맛은 더 없어지고, 몸은 더 피곤하고 어지럽고.

금요일 퇴원하고 다음주 수요일날 혈액검사에서 혈소판이 7000으로 떨어져 있었다.

긴급하게 혈소판 수혈을 받을 정도로.


그리고 눈 가려움때문에 아직도 안약하고 인공눈물을 계속 넣고 있다.

계절적으로 건조해서 가려움증이 생기기 좋은 원인까지 더하여 눈 주변 가려움증은 계속 된다.


치명적인건 미각상실

짠맛을 느끼지 못한다. 오늘까지 많이 좋아졌다고는 하나 아직도 짠맛이 잘 느껴지지 않는다.

모든 음식이 맛없다.

찌개, 전골, 무슨무슨탕, 볶음 이런거 다 맛없다. 

처음엔 맨밥에 물말아서만 먹었다. 원래 싱거운 것은 싱거우므로 먹을만 했다.

그런데 원래 맛을 기억하고 있는 맵고 짠 음식은 먹을수가 없다. 너무 맛이 없다. 

달고 신맛은 괜찮아서 과일을 많이 먹었다. 지금도 과일을 많이 먹고.


남은건 회복.

그리고 일상으로의 복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