곽재구-다산초당 가는 길곽재구친구장작불이 툭툭 구들을 때리는해남 윤씨 외가의 한 사랑에서조금은 뜨거워진 마음으로 이 편지를 쓰네창을 열면 거기 황건 두른 바다갈대의 웅성이는 소리와 함께강물 먹인 삼베 옷자락 펄럭이는 마을의 아침이 빛나고지금은 폐선 한 조각 드나듬이 없는 선창의 들목에서수만 옛사람들의 짓눌린 목소리로 바다오리들이 솟아오르곤 하네등 뒤에서 누군가의 쓰라린 호곡 소리가 들리는 것 같고더러는 머리채를 잡아 끄는 소리와 칼 씌우는 소리도 살아나고돌아보면 푸르름 짙은 바다의 수면에는누군가의 크막한 얼굴 하나 조용히 웃는 것이 보였네친구 그것은 한 미천한 행려자의 깨달음의 얼굴이었네성지를 마련하지 못한 역사라고 끝내 우겨온 이 땅에서살붙이 형제들의 피와 살과 울음이 스며든땅 어딘들 성지 아닌 곳 없..