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쓰기연습

안경

소나무(감자) 2021. 7. 8. 06:50

TV를 언제부터 봤던가.

아마도 학교 가고나서 3학년 ~ 4학년쯤이었을까? 싶다.

그런데 4학년때부터 안경을 썼는데,

왜 기억은 TV를 너무 가까이서 봐서 눈이 나빠졌다고 남아있는지 모르겠다.

 

하여간 4학년 1979년 전학 가기전 초등학교에서부터 안경을 썼었다.

아버지는 나를 데리고 광주 시내

충장로의 번쩍번쩍 빛나는 안경점으로 가셨었다.

'이태리안경'

그때도 안경은 한 번 맞추는데 3만원정도 했었다.

아무 생각없었지만, 

지금 생각하니 적은 돈이 아니다. 지금 돈으로 치면 얼마나 되려나... 

http://kostat.go.kr/incomeNcpi/cpi/cpi_ep/2/index.action?bmode=pay 

 

화폐가치를 비교 계산해주는 통계청 웹페이지 기준으로 6배쯤 된다.

그것 밖에 안려려나???

그때 중학생 누나의 버스표는 한 장에 20원쯤이었던거 같고, 지금은 1300원이니... 

짜장면도 몇백원이었던게 지금 5000원쯤이니... 체감하는 물가는 훨씬 더 클거 같긴하지만.

그렇다 치고. 

 

주말에

대성리까지 길게 산책을 하고 

돌아와 안경점에 들러 안경을 맞추었다.

동네 안경점인데 시설도 좋고 친절하고

무엇보다 어딘지 모르게 불편하고 바가지 쓰는거 같은 느낌을 하나도 받지 않았다.

(필요한 서비스/상품을 제값주고 구매하는 것이 참으로 어려운 세상인데)

 

아직도 안경을 그냥 맞추면 3만원에도 맞출 수도 있더라.

근시와 원시를 동시에 해결하는 다초점 안경을 하나 맞추고

사무실에서 일할 때만 쓸 가까운 거리용 안경 하나 맞추고

그리고 나서

아버지 생각이 머릿속에 꽉 찼다.

충장로 화니백화점 뒤편에 있던 이태리안경과

어릴 적 맨날 안경을 깨먹던 나와

나를 데리고 안경점에 가던 아버지의 모습

그리고 어머니의 모습도 함께

 

3월 4월에는 그렇게나 광주에 가고 싶은 마음이 발동하더니

여름으로 들어오니 싹 없어졌다.

광주 간지가 언제더라.

재작년 병원 입원하고나서는 한 번도 가지 않은 건가?

작년에 갈만하니 코로나가 터졌고.

명절에도 산소에 못가고,

친구들 어찌 사는지... 소식도 모르고.

 

그렇게 무심한 시간은 계속해서 흘러 가고 있다.

(시간은 흐르지 않는다라고 주장하기도 하지만, 세상은 시간을 흐르는 것으로 가정하고 구성되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