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 고생했다.
잘했다.
이 말이 듣고 싶었었나 보다.
그러나 이 지긋지긋한 회사는
그걸 왜 니가 혼자 다하고 그러고 있냐?
너 그러다가 다 니가 뒤집어쓴다 나중에.
남들 봐라 다들 이리저리 피하면서 시키는거 문제없이 월급 받고 있지 않느냐?
(이 병신아 넌 왜 그렇게 못하고 혼자서 그러고 자빠졌냐?) 라는 마음의 소리까지 함께.
그냥 그저 예전처럼 편하게 말 한마디 붙이고 싶었을 따름이었다.
그런데 고립이 더 가속화되는 이 느낌은 무엇인가?
난 이곳 서울과 8000키로미터 떨어진 먼 곳까지
일을 하기위해서 왔다.
돈을 벌기 위해 온 것은 아니다.
절대로 아니다.
그런데 그들은 돈을 벌기 위해 왔나 보다.
몸이 검은 이들의 세상에 가니
몸이 하얀 이가 비정상이 되는 세상.
눈이 두개인 사람이
눈이 하나인 사람들의 세상에 가니 비정상이 되는 세상
비정상을 넘어 이젠 반골이 되어간다.
그저 일을 하러 왔을 따름이다.
그리고 그 일을 할 따름이다.
그래 돈 많이 벌어가거라.
오래오래...
...
이럴때 필요한 것이 무엇이더라.
강단한 마음?
요새 유행하는 꺾이지 않는 마음?
예전 왕회장이 말씀하시던
담담한 마음?
철학이 중요하지. 나의 결정을 뒷받침해줄 철학.
선택이 틀리지 않았음을
다시한번 다짐하면서
나는 이 곳에 일을 하러 왔다.
그리고 일을 할 따름이다.
시스템을 이용해서 돈 벌러 온 것이 아니다. 그럴 형편도 전혀 아니긴 하지만...
더하여
이 곳에서 소모품처럼 쓰이고 있는 이들에게
아니야... 너희들은 소중한 사람이다.
고생하고 있고 잘 하고 있어.
여기서의 이러한 고행이 결국 너희들에게
나중에 큰 자산이 될 거야.
부디 믿어라. 너와 너의 행동을.
그렇게 메세지 하나 남기고 싶다.
---
내일부터 휴가다.
5개월만에 이 뜨거운 땅을 떠난다.
어제 개에 대한 전기 충격실험에 대한 이야기를 들었다. (유튜브에서)
그렇다.
난 이곳이 뜨거운 줄을 모른다.
피할 수 있는 수단이 전혀 없기 때문이다.
그래서 뜨거워도 어떠한 반응도 하지 않는다.
고작 한다는 소리가
생각보다 덥지는 않아, 그냥 좀 뜨거울 따름이야.
'학습된 무기력' 의 늪에 빠진 것인가?
그래... 지난 10년넘게 서울에서 꿀 빨다 왔으니
한 2년은 봉사한다는 마음으로
그렇게 인정받지는 못하지만, 나만의 기준에서
'봉사'하다 가자.
이 모두 내가 계획한 것이다.
어쩌다 보니 인간들이 사는 땅에 내려와 이러고 있는 나에게
너무 신경 쓰지 말어라.
사람들 사는 것이 다 그렇지.
어쩌겠니
땅에서 살아야 하는데 방법 없잖니?
그저 그냥 그렇게
조용히 좀
하려던 거나 하고 오시게
부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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