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년 8월 7일
르브론 산장 ( Auberge la Boerne)
밤새 비가 왔다가 아침에 게었다.
어제 저녁을 늦게 먹었다. 9시부터 10시까지,
보통 9시면 잠을 잤는데, 어제는 10시반 넘어서 11시 다되어 잤다.
마지막날이기도 하고, 그것 때문인지 약간 설레이기도 하고.
느즈막히 일어나 젖은 텐트를 걷고 짐을 정리하고.
함께 야영한 주변 사람들 보다 늦었다.
오늘은 지도상으로 사다리를 타고 올라야 하는 구간인데, 위험할 것 같아서 피해서 가려고 길을 잡았다.
몽블랑 둘레길에서 어쩌면 제일 유명할 것 같은 락블랑 호수가 있는 산장을 통과한다.
한참 시즌이라 그랬었나 모르겠지만
사람이 정말 많았다.
락블랑에 가기위해 일부러 여기 르브론에서 하루 자고 짧게 산행을 하는 사람들도 많은 것 같기도 했다.
우리는 샤모니 출발해서 중간에 2일을 쉬었기 때문에 부지런한 사람들과는 2~3일 차이가 날수도 있어서 그랬을까.
그동안 봐왔던 규모와는 달리
정말 많은 사람이 산을 올라가더라.
사람들이 많다.
그리고 사다리 구간을 피한다고 왔는데, 길을 잘못 들었다. 사다리 구간이다.
아들이 어떨까 걱정이 되어서 피하고자 한 것이었는데.
길을 가다보니 사다리가 나타났다.
야영장비가 들어있고, 외부에 매트까지 달려있는지라, 오르는 도중 어디에 걸리거나하면 안되는데 걱정 많이 했는데, 결론은 그저 기우에 지나지 않았다.
꽤나 긴 사다리 구간을 지났는데.
어떤 분은 무서워서 못올라 가는걸, 가이드가 하네스를 채우고 로프로 끌어 올려서 갔다. 당연히 뒤 쪽으로는 길기 줄을 서야 했다.
이런 저런 사정때문에 사다리가 하나씩 나올때마나 줄을 서서 기다려야 했다.
비오고나서 인지 날씨도 정말 좋았고, 몽블랑은 오늘 최고의 뷰를 보여주었다.
걱정과 달리 너무도 잘 따라 올라왔다.
아들도 아내도.
오르막을 다 오르고 나서.
가져온 간식 빵과 햄, 르브론 산장에서 사온 도시락으로 간식을 먹었다.
여기서 락블랑호스 까지의 길은 가지 않기로 하였다.
이 정도만해도 충분하다.
갑자기 구름이 몰려오며 바람에 눈발이 날리기도 했다.
하산 결정은 내가 하였다.
아내는 무척 아쉬움을 표시하였지만, 잠깐이었다.
2주간 함께 걸으며, 쉬며, 즐거웠다.
첫날 점심을 먹고나서 뜨룩 고개를 넘을때 정말 힘들었었는데.
이제 하루 1000미터 정도 넘는 것은 아무렇지도 않았다.
야영장비를 지고 다니는 것도 완전히 적응이 되었다.
(어느정도 한계를 넘지 않는 무게 - 몸이 견딜수 있는 한도 - 내에서는 적응이 된다. 짐이 있으나 없으나... )
14일간의 몽블랑 둘레길 걷기의 마지막 길을 걸어 내려간다.
내리막 중간중간 물도 많이 흐르고.
만났던 한 분은 아무 장비 없이 작은 가방하나에 맨손으로 오셨다 중.노년의 부부.
현지 로컬 분이셨다.
내려가는 중 머리위로 케이블카는 아니고 곤도라가 움직인다.
당일로 케이블카를 타고올라와서 락블랑으로 가는 관광객들도 정말 많다.
산 길의 마지막 - 케이블카 탑승장 도착직전에 산장이 하나 나왔다.
무사히 14일간의 여정을 마친 기념으로. 맥주와 샐러드를 시켜서.
다 끝났다고 생각했어서 그랬나, 마지막 케이블카 타는 곳까지 길이 쉽지 않았다.
걸어서 2~3시간이면 갈수도 있지만. 케이블카를 타고. 마무리 하였다.
호텔에 돌아와 맡겨놓았던 짐을 다시 찾고.
쉬다가, 호텔 사우나에서 몸을 녹이고.
저녁을 먹으러 밖으로 나왔다.
봐두었던 식당.Le National 식당에서, 각자 먹고 싶은 것들
피자, 랍스터, 고기 취향껏 시키고 와인을 병으로 하나 시켰다.
어두워 지는 샤모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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